하나님의 '아니' 안에 담긴 영원한 약속과 감사의 기도
우리의 삶에는 종종 우리가 간절히 준비한 계획이 하나님 앞에서 멈추게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열심히 기도하며, 선한 뜻으로 준비한 일인데도 그것이 막히는 것을 경험할 때 우리는 종종 낙심하거나, 내가 뭘 잘못했는지 자책하게 됩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런 우리에게 분명하게 말합니다. 하나님의 "아니"는 거절이 아니라 더 크고 깊은 "예"로 향하는 초대임을 말입니다.
역대상 17장은 바로 그 진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본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계획은 언제나 선하고, 그 안에 담긴 은혜는 결국 감사의 기도로 이어진다는 진리를 함께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다윗의 선한 계획, 그러나 멈추게 하신 하나님 ✋
다윗은 전쟁을 마치고 이제 평안한 궁전에 거하게 되었습니다. 그 평안한 어느 날, 그는 불현듯 하나님의 언약궤가 여전히 장막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자신은 백향목으로 지은 집에서 사는데, 하나님의 임재는 천막 아래에 있다는 현실에 마음이 쓰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하나님을 위하여 화려하고 영광스러운 성전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웁니다. 이 계획은 결코 자기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외하는 진실된 마음에서 우러나온 결단이었습니다.
심지어 나단 선지자마저 이 계획에 감동하여 "왕의 마음에 있는 대로 행하소서"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그날 밤 하나님은 나단을 통해 뜻밖의 말씀을 주십니다.
"내가 언제 너희에게 화려한 집을 요구한 적이 있느냐? 나는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장막에 거하지 않았느냐?"
하나님은 다윗의 계획을 정죄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부드럽고 따뜻한 음성으로 그의 계획을 멈추게 하십니다. 왜일까요? 그것은 다윗의 계획이 나빠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더 크고 놀라운 계획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계획보다 크신 하나님의 약속 🌿
다윗은 하나님을 위해 집을 짓겠다 했지만,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위하여 집을 세우리라."
여기서 '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다윗의 후손과 왕조, 그리고 그를 통해 이어질 하나님의 나라를 말하는 것입니다. 다윗은 성전을 원했지만, 하나님은 다윗에게 영원한 왕조, 메시아의 계보를 약속하셨습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반전입니까? 하나님의 "아니"는 단순한 거절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과 계획을 뛰어넘는 새로운 은혜의 시작이었습니다.
감사의 기도, 다윗의 반응 🙏
계획이 거절된 다윗의 반응은 낙심이나 분노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 앞에 앉아 이렇게 기도합니다:
"여호와 하나님이여, 나는 누구이오며 내 집은 무엇이기에 나에게 이르게 하셨나이까?"
그는 자신의 존재의 연약함을 고백하며, 자신이 받은 은혜가 너무 크고 놀랍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은혜는 과거로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이어지는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선하심에 대한 감사의 고백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받을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 감사드린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회복해야 할 진정한 감사의 기도입니다.
은혜를 기억하면 감사는 자연스럽다 💡
감사는 훈련이 아니라 기억에서 비롯됩니다. 다윗이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했기에 감사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구원, 인도하심, 보호하심을 기억할 때 감사가 회복됩니다.
그리고 감사는 상황이 좋아졌을 때만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감사"**가 진짜 믿음의 고백입니다. 하박국 선지자가 말한 것처럼: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없고,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리로다"
우리는 원하는 것이 주어졌을 때만이 아니라, 주어지지 않아도 하나님 한 분으로 인해 감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감사는 삶의 방향을 바꾼다 🌅
감사의 기도는 단지 기분 좋은 덕목이 아니라 우리 삶 전체를 하나님의 계획 안에 두게 하는 신앙의 고백입니다. 우리가 은혜를 기억하고 자족하며, 그럼에도 감사할 때, 우리는 더 이상 상황의 지배를 받지 않습니다.
감사는 우리를 하나님의 더 크고 선한 계획으로 들어가게 하는 문입니다.
오늘 우리의 계획이 멈추는 자리, 우리가 낙심하는 그 자리, 우리가 감사할 제목이 없어 보이는 바로 그 자리가 하나님의 새로운 은혜가 시작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
오늘 역대상 17장을 통해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무엇을 드리느냐보다 우리와 함께 하기를 원하시고, 때로는 우리의 선한 계획조차 멈추게 하셔서 더 위대한 약속으로 응답하시는 분이심을요.
그리고 그 약속 앞에서 우리는 마땅히 고백해야 합니다.
"하나님, 나는 누구이오며, 내 집은 무엇이오니까?"
그 고백이 바로 은혜를 기억하는 고백이며, 감사의 출발점입니다.
하나님의 '아니' 안에 담긴 영원한 '예', 그리고 그 은혜에 대한 감사의 기도. 오늘 우리의 하루도 그 은혜 안에서 시작되기를 소망합니다.
🔍 적용
우리의 삶에도 다윗과 같은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하나님을 위해 기도하며 준비했던 계획이 멈추고, 오히려 거절되는 것 같은 현실을 맞이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낙심하거나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그 자리가 바로 하나님의 더 크신 계획이 시작되는 자리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 혹시 지금, 하나님 앞에 드린 선한 계획이 중단되었습니까?
- 간절히 기도했던 응답이 오히려 닫힌 문으로 돌아오지는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오늘 이 말씀을 다시 붙드십시오.
하나님의 ‘아니’는 끝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더 큰 ‘예’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그 은혜를 기억하십시오. 감사는 은혜를 기억할 때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마음의 방향입니다.
오늘 하루, 주어진 상황을 불평이 아닌 감사와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시작해보십시오.
작은 것 하나하나에 감사할 줄 아는 믿음이야말로,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주어진 가장 강력한 영적 무기입니다.
🙏 기도문
사랑과 은혜가 충만하신 하나님 아버지,
오늘 이 아침에도 저희의 마음을 말씀으로 비추시고
하나님의 깊고 놀라운 뜻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다윗의 선한 계획이 거절당하는 순간 속에서도
더 크고 영원한 약속으로 응답하신 주님의 그 은혜를 바라봅니다.
저희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실망하거나 낙심하지 않게 하여주시옵소서.
오히려 저희의 눈을 들어 하나님의 계획을 바라보게 하시고,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심을 믿음으로 고백하게 하여주시옵소서.
저희의 삶이 하나님을 위한 무언가를 이루는 데만 집중하지 않고,
하나님과 함께 거하는 삶 되게 하여주시옵소서.
주님, 그 은혜를 기억하게 하시고,
감사의 기도가 회복되게 하여주시옵소서.
풍족해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는 믿음을 저희에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오늘도 주님께서 지으시는 집을 신뢰하게 하시고,
우리의 손이 아닌 하나님의 손으로 세워질 인생 되게 하여주시옵소서.
모든 것을 주님께 맡겨드리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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